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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학회]한글 해외 전파

지리사랑 2009. 8. 8. 11:06

세계로 뻗어나간 한글이 인도네시아 소수민족의 공식문자로 채택되면서 그동안의 노력에 결실을 맺었다.


인도네시아 부론섬의 6만 소수민족 찌아찌아족이 토착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2009년 8월 6일 훈민정음학회와 관련 연구학계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가 토착어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공식 문자로 한글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글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시작을 하게 됐으며 소수민족에게는 언어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됐다.

한글 학계는 그 동안 중국이나 태국 소수민족에게 한글을 전파하려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현복 (73)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글 해외전파'의 개척자이다. 이 교수는 1994~2003년 매년 두세 차례 태국 북부의 소수민족인 라후(Lahu)족을 찾아 한글을 전파하는 활동을 펼쳤다. 처음 5년은 라후어의 음운을 분석하는 작업을 통해 어떤 글자가 필요한지 연구했고, 이후 산골마을 사람 20여명을 대상으로 라후어를 한글로 표기할 수 있도록 가르쳤다. 우리말 발음에 없는 목젖소리나 콧소리 등을 표기하기 위해 한글 자음과 모음을 24개에서 80개까지 늘린 '국제한글음성문자'(IKPA·International Korean Phonetic Alphabet)도 개발했다.

바우바우시는 지난 달 21일 찌아찌아족 밀집지역 초등학생 40여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나눠주고 4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모든 글자가 한글로 표기된 이 교과서는 이 지역의 문화, 역사, 사회는 물론 한국의 전래동화인 '토끼전'도 실려있다.

인구 6만여명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독자적 언어가 있지만 문자가 없어 모어 교육을 못해 고유어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훈민정음학회 관계자들이 바우바우시를 찾아가 한글 채택을 건의해 지난해 7월 한글 보급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학회가 이들을 위한 교과서를 제작, 보급했다.
훈민정음학회장 서울대 언어학과 김주원 교수는 "이번 사업으로 사라져가는 언어와 문화를 실제로 살려낸다면 인류 문화사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사례가 될 것이다.최종 목표는 지구상 최초의 한반도 밖 ‘한글마을’을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현재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의 언어는 전 세계에 66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유네스코 후원을 받는 국제단체인 SIL(하계언어학교)은 사멸 위기에 있는 종족의 언어에 로마자 기반의 문자를 보급하는 '바벨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SIL은 1934년 창립 이래 중남미· 호주 ·서남아시아 등 2550개의 소수민족 언어를 연구해왔다.

전문가들은 한글이 영문 알파벳 못지않게 소수민족 언어 표기 수단의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한다. 전광진 교수는 "한글이 어느 문자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면서 한글이 한국어만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글에 대해 우리 스스로 울타리를 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